2020년 유튜브에는 거짓말부터 시작해 뒷광고 등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유타게이트에서 2020년을 마무리하기 전에 크게 알려진 유튜브 사건/사고들을 3부작으로 정리해봤습니다.<편집자주>

요즘 들어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에서는 '유료광고 포함'라는 문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해당 문구가 가지는 뜻은 '영상에 광고가 포함돼 있으니 미리 알아두세요'라는 뜻.

그렇다면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자주 볼 수 없던 이 문구는 왜 갑자기 많아졌을까.

지난 7월 유튜버들은 홍보를 목적으로 금전적 거래를 한 후 광고 여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 이른바 '뒷광고'로 많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인지도가 높은 유튜버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었기에 그만큼 사회적 파장도 작지만은 않았던 것.

특히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나 먹방, 의료 광고 등은 대표적인 뒷광고 케이스로 꼽힌다.

◆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알고보니 광고

지난 7월 가수 강민경과 유명 패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유튜브 채널 협찬 및 광고 표기와 관련해 '뒷광고'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내돈내산 제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마치 제품을 실제로 사용한 뒤 후기를 찍는 것처럼 영상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내돈내산 문구를 내걸고 만든 영상들이 광고성 콘텐츠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많은 이들이 유튜버들의 꼼수에 분노했다. 하지만 뒷광고를 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법적 처벌 근거가 없어 사실상 이들이 큰 제재를 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수십 만에 이르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강민경과 한혜연은 많은 이들에게 배신감만 안겨준 채 결국 유튜브를 떠났다. 강민경은 9월부터 유튜브 업로드를 중단한 상태이며, 한혜연은 카카오M의 자회사인 그레이고에 유튜브 채널을 포함해 자신의 회사인 메종드바하의 지분을 70억에 전량 매각한 뒤 종적을 감췄다. 현재 두 사람의 유튜브 영상에는 아직도 뒷광고와 관련된 비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 먹방에 스며든 뒷광고…"방송 중에 먹어주세요"

내돈내산 뒷광고의 여파는 먹방 유튜버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먹던 음식에도 광고가 이미 포함돼 있던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속였고, 결국 뒷광고의 실태를 고발하는 몇몇 유튜버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수 백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쯔양(본명 박정원)을 비롯해 문복희(본명 문기연), 양팡(본명 양은지), 보겸(본명 김보겸) 엠브로(본명 이동현), 푸메(본명 김푸름), 햄지(본명 함지형), 도로시(본명 민가인), 나름(본명 김음률), 프란 등 대형 유튜버들이 뒷광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이들 중에는 아직까지 복귀를 하지 못한 이도 있으며, 사과 후 다시 방송에 복귀한 유튜버, 사과조차 없는 유튜버도 있다. 상황 조작에 뒷광고까지 넣은 양팡, 시청자에게 받은 선물인 척 광고주에게 치킨을 전달받은 엠브로와 끝까지 뒷광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나름 등은 아직도 방송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또 쯔양과 문복희의 경우 유튜브 복귀 시점이 비슷해 서로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쯔양은 진정성 있는 사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반면, 문복희는 별다른 사과 없이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른 예로 푸메의 경우 자숙의 시간 없이 계속해서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영상 조회 수와 구독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 뒷광고에 의료법 위반까지…그 끝은?

뒷광고도 뒷광고지만, 의료법에 저촉되는 행위까지 보인 유튜버들도 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나 업체가 의료 관련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금하고 있지만, 일부 병원과 의사들이 유튜버를 활용해 법을 위반하는 행태가 이루어지고 있던 것.

유튜버들의 의료법 위반은 뒷광고 논란과 함께 불거졌다. '아재개그'로 유명해진 임다(본명 강기정)부터 철구 아내인 외질혜(본명 전지혜), 춤추는곰돌(본명 김별), 여행자메이(본명 김미희), 날라리데이브(본명 김영기), 워너비보라 등 수많은 유튜버들이 의료법 위반 및 뒷광고로 물의를 빚었다.

이들 대부분은 의료법에 무지했다며 사과한 뒤 해당 영상을 모두 내렸다. 임다의 경우 사과 영상과 함께 4개월간의 자숙 기간을 거친 뒤 최근 다시 방송에 복귀했으며, 외질혜와 춤추는곰돌, 날라리데이브, 워너비보라 등은 사과 후 활동 중에 있다. 반면, 여행자메이는 지난 7월 영상을 마지막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 공중파에도 뒷광고가?…사망여우, '뒷광고' 저격



뒷광고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공중파 방송에서도 문제가 됐다. 비양심 기업 고발 유튜버인 사망여우가 공중파 방송인 SBS의 '미운우리새끼'에 출연한 이상민을 저격한 것이다. 어헤즈 샴푸 광고 모델이었던 이상민이 해당 샴푸를 선물하는 장면이 PPL로 나왔기 때문.

이 사건은 이상민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앞서 이상민은 라디오스타 녹화 중 MC들에게 좋은 샴푸가 있다며 소개했다. 문제가 된 것은 당시 이상민이 샴푸 모델이었음에도, 방송에서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제품을 직접 추천하는 것 처럼 보였던 것.

당시 브랜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갈 정도로 해당 샴푸는 화제가 됐다. 이후 이상민은 개인 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샴푸가 어헤즈 샴푸였음을 밝히고 광고했고, 이에 사망여우가 라디오스타 촬영일을 기준으로 어헤즈 샴푸가 판매 허가가 나지 않았던 제품임을 밝히며 논란이 됐다.

이상민이 해명에 나섰지만, 사망여우는 앞뒤가 맞지 않다며 반박 영상을 업로드했다. 결국 이상민과 어헤즈 샴푸 측은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사망여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SBS와 이상민을 저격하는 영상까지 제작했다. 그는 "리얼을 표방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무엇이 광고인지 협찬이지 명확하게 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SBS가 사망여우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으나, 그의 신원이 불분명해 수사가 중단됐다.

손정민 기자 (ministar1203@dailyesports.com)